이 프로젝트는 공간의 역할을 섬세하게 설계하는 것에 집중하여 좁은 평수라는 한계를 감추기보다, 공간의 쓰임을 유연하게 전환하며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한 집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작은 주방의 수납과 동선 문제였습니다. 냉장고, 식기세척기, 밥솥, 광파오븐, 커피 머신 등 주방은 작지만 담아야 할 것은 많았기에, 단순히 수납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주방의 확장 대신, 공간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주방 옆에는 커피 머신을 올려둘 홈바 공간을 계획했고, 이를 위해 식탁은 거실로 이동시켰습니다. 대신, 거실에는 이동이 가능한 파티션 가구를 두어 ‘리빙 존’과 ‘다이닝 존’을 자연스럽게 분리했습니다. 파티션 위에는 클라이언트의 취미인 LP 턴테이블이 자리하고, 선반에는 좋아하는 앨범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음악이 흐르는 순간 거실은 라운지바처럼 아늑한 분위기로 채워집니다. 구조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기존 안방 욕실의 출입구를 공용부로 옮기며 안방에는 벽이 생겼고, 그 자리에 작은 화장대와 파우더 공간이 들어섰습니다. 구조적인 변화로 만들어진 욕실의 벽면을 활용해 세면대를 길게 제작하여 파우더 존으로 확장했습니다. 덕분에 욕실은 단순한 위생 공간을 넘어 아침을 준비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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